일본 내각부는 지난 14일 2022년판 ‘남녀공동참획백서’(男女共同參劃白書)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내각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에 걸쳐 20~60대 전국 남녀 2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국민의 사회적·정치적 참여와 관련된 정책 방안이나 보고서를 만들 때 ‘참여’(參與)보다 더 적극적인 의미로 ‘참여’와 ‘기획’을 뜻하는 ‘참획’(參劃)’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백서에 따르면 일본 20대 남성의 65.8%, 여성의 51.4%가 “현재 배우자나 이성 친구가 없다”고 답했다. 특히 배우자나 연인이 없다고 답한 20대 남성 10명 중 4명은 “지금까지 한번도 이성과의 데이트 경험이 없다”고 답해 저출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일본 정부에 충격을 던졌다. 이런 현상이 생애 미혼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출산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30대 미혼 남녀의 경우 여성 25.4%, 남성 26.5%가 “결혼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4명 중 1명 꼴이다. 참고로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평생 미혼율(50세까지 한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은 남성 25.7%, 여성 16.4%로 나타났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이달 초 발표한 ‘2021년 인구동태통계’를 보면 지난해 일본의 출생아 수는 81만1604명으로 역대 최소치를 갱신했다. 혼인건수 또한 51만4000건에 그쳐 전후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혼인건수는 그동안 완만한 하향세를 보여왔으나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2019년 59만9000건에서 2020년 52만6000건으로 7만3000건이나 급감하며 이듬해 출생아 수 감소로 이어졌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백서의 20~30대 관련 항목을 보면 생애 미혼, 만혼화, 저출산 기조가 고착화된 가운데 1인 가구가 갈수록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국민의 생활과 관련한 제도나 정책을 구상할 때 ‘세대’가 아닌 ‘개인’을 단위로 추진하는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